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대한 인상과 성찰 – ‘가난한 자의 아버지’로 기억될 삶의 여정

 

1. 서론 – 전 세계를 감동시킨 교황의 마지막 길

2025년, 전 세계 가톨릭계와 종교계를 넘어 전 인류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비보가 전해졌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향년 88세로 선종하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단순한 종교 지도자의 죽음을 넘어, 그가 살아온 삶의 철학과 자세는 수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충격과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내내 ‘권력’보다는 ‘섬김’을,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을 선택했습니다. 금실로 수놓인 교황복 대신 검소한 사제복을 입었고, 전용 궁 대신 소박한 숙소에 머물렀으며, 순금 십자가 대신 철십자가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유언에서조차 화려한 장식 없이 지하에 조용히 묻어달라고 남기며 삶의 끝까지 자신이 지향한 가치와 철학을 실천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선종 소식을 접한 이들의 인상과 감정, 그리고 ‘가난한 자의 아버지’로 불린 교황의 생애를 되짚어보며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2. 검소함으로 시작된 교황직 – ‘교황 궁이 아닌 사제 숙소에서’

2.1 전통을 깨뜨린 첫 걸음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파격적인 첫 발언과 행보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특히 교황 선출 직후 바티칸 궁이 아닌 평범한 사제 숙소인 ‘산타 마르타’에 머물기로 결정한 것은 당시 전통에 익숙한 교황청 관계자들에게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는 곧바로 그의 교황직이 기존의 권위주의적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리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되었습니다.

 

2.2 순금 아닌 철십자가, 고급 리무진 대신 소형차

교황으로서 그는 전용 리무진 대신 중고차, 때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녔습니다. 공적인 석상에서도 금장 십자가가 아닌 단순한 철로 된 십자가를 걸었고, 화려한 예복 대신 평범한 사제복을 주로 입었습니다. 이 같은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성직자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하나의 답안처럼 다가왔습니다.

 

3. 교황의 죽음이 전 세계적 추모를 불러일으킨 이유

3.1 종교를 초월한 인류애적 실천

프란치스코 교황은 단지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삶은 빈곤, 불평등, 난민 문제, 환경 파괴, 전쟁 등 인류가 직면한 보편적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행동으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그가 2015년 발표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는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의 책임을 강조한 대표적인 문서로, 종교계를 넘어 세계 환경운동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3.2 “가난한 자의 아버지”로서의 삶

그는 늘 가난한 자, 버려진 자, 소외된 자들의 편에 섰습니다. 교황청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고, 성직자의 성 비위 문제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했으며, 전 세계 분쟁 지역의 난민과 이주민 보호를 강조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그의 리더십은 권위보다는 연대, 통치보다는 동행을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그가 선종하자 많은 이들이 ‘아버지를 잃은 듯한 마음’이라 표현했습니다.

4. 마지막 유언이 남긴 울림

4.1 화려함 없이, 조용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유언은 그의 삶을 그대로 반영한 듯했습니다. “화려한 장식 없이, 성당 밖 지하에 묻어달라.” 이는 죽음 앞에서도 ‘자기 과시’가 아닌 ‘겸손’과 ‘검소함’을 선택한 그의 철학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4.2 “내 무덤은 이름 없는 자들의 곁에”

교황은 살아 생전에도 여러 차례 “나의 무덤은 이름 없는 이들 곁이면 충분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유언은 단지 겸손의 표현을 넘어, 죽음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신념, 그리고 교회의 지도자 역시 ‘하느님의 종’에 불과함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5. 우리는 그의 죽음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5.1 종교 지도자의 역할에 대한 재정의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은 종교 지도자가 단순히 교리를 전파하는 인물이 아닌, 삶 전체로 진리를 보여주는 존재임을 다시금 일깨워주었습니다. 그는 교황이란 자리에서 특권을 누리기보다, 그 누구보다 낮은 곳에 머물며 인간 본연의 존엄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5.2 전 인류가 공감한 ‘겸손의 리더십’

그의 리더십은 군림하거나 명령하는 방식이 아닌,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걸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태도는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다양한 종교인들, 심지어 무신론자들까지도 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고, 삶을 기리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6. 결론 – “가난한 자의 아버지”로 기억될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죽음을 통해 오히려 더 강하게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는 듯합니다. 검소한 삶의 아름다움, 연대의 가치, 권위보다 진정성 있는 섬김이 얼마나 큰 감동을 줄 수 있는지 그는 우리에게 직접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선종을 계기로 우리는 ‘지도자’라는 존재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또, 우리 각자의 삶 속에서 무엇이 진정한 가치인지,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지를 묻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작은 철십자가처럼, 나는 작지만 사람들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생전 발언 중

 

그는 정말로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떠났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삶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