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 21세기 인류의 어른,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인사
2025년 4월 21일 오전 7시 35분(현지 시각), 전 세계는 다시 한 번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Francesco) 교황이 향년 88세로 선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는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자 종교를 넘어 인류 전체의 양심이자 나침반이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한 인물의 생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의 가치와 방향성이 함께 종결되는 듯한 상실감을 안겨줍니다. 종교의 경계를 넘어서 그의 메시지를 따랐던 수많은 이들에게 이번 선종은 하나의 인류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소식을 접하며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의 삶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그의 부재를 어떻게 채워가야 할지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2. 갑작스러운 선종 – 부활절 미사 후 평온하게 떠난 길
2.1 폐렴 투병 중에도 이어졌던 사목 활동
최근 몇 달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폐렴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80대 후반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는 주요 일정에 가능한 한 참여했고, 특히 지난 부활절 미사에도 참석해 큰 무리 없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자들과 교황청 인사들 모두 그가 조금씩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안도하던 차였습니다.
하지만 4월 21일 아침, 교황은 예고 없는 평화로운 방식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 순간은 그의 삶처럼 조용하고 단정했습니다. 사망 전 특별한 고통이나 증세 없이 침대에서 편안히 숨을 거두었다는 보좌 신부의 전언은 많은 이들에게 안식을 전했습니다.
3. 화려함 없는 장례 – 마지막까지 겸손한 유언
3.1 “성당 밖, 단순한 비문으로 안장해달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화려한 죽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습니다. 자신을 성당 안쪽 명예의 묘역이 아닌, 바깥 지하 공간에 단순하게 묻어달라고 유언한 것도 그의 삶을 그대로 반영한 것입니다. 장식 없이, 권위 없이, 오직 신 앞에서 겸손한 피조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유언이었습니다.
3.2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선택의 의미
그가 안장될 예정인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식 석상 이전에도 자주 개인 기도를 드리러 찾던 장소입니다. 신앙의 근본으로 늘 돌아가고자 했던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4. 사회적 약자와 환경을 품은 리더십
4.1 기후위기를 전 세계에 경고한 회칙 『찬미받으소서』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환경 파괴와 생태 위기에 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가톨릭 역사상 최초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룬 교황 문서였습니다. 그는 인간의 탐욕이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며, 공동체적 회개와 생태적 책임을 촉구했습니다.
회칙은 종교계를 넘어 국제 사회, 유엔, 환경단체들에게 강한 영향을 주었으며, 수많은 국가에서 탄소중립과 생태교육 정책으로 이어지는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4.2 소외된 이들과 함께한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관되게 사회적 약자들, 난민, 이민자, 노숙자, 성소수자, 이혼자, 장애인 등 교회 안팎의 소외된 이들을 포용하는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교회는 병원이 되어야 한다”, “문을 닫는 교회보다 상처 입은 교회가 낫다”는 그의 발언은 교회가 머무는 곳이 아니라, 고통 받는 이들 속으로 나아가야 할 사명이 있음을 일깨웠습니다.
특히 동성애자와 이혼자에 대한 포용적 언급은 전통주의 진영의 반발과 진보 진영의 환호를 동시에 받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신은 모든 이를 사랑하신다”는 신념을 지키며 목소리를 냈습니다.
5.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
5.1 2014년 방한 – “평화의 사도”로 기억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한국을 공식 방문했습니다. 당시 서울, 대전, 세월호 유가족 방문, 순교자 성지 참배, 아시아 청년대회 미사 집전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며 한국 국민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했습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깊은 슬픔에 빠진 한국 사회를 위로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인류애의 표본으로 기억됩니다.
5.2 이후에도 지속된 관심과 위로
이후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 문제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수차례 언급했으며, 한국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정치적 혼란, 사회 갈등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위로와 기도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는 한국을 단순히 외교적 파트너가 아닌, 함께 기도하고 아파하는 동반자로 여겼습니다.
6. 우리는 그의 선종 소식을 듣고 무엇을 느꼈는가?
6.1 경건한 슬픔과 존경의 마음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조용한 충격과 애도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가 단순히 교황으로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세상의 고통에 귀 기울였던 어른이었기 때문입니다. 정치와 종교를 떠나, 한 인간이 보여준 겸손과 사랑, 헌신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그의 삶은 증명했습니다.
6.2 신앙을 넘은 감화력
많은 이들은 “나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교황님의 메시지는 늘 따뜻하게 느껴졌다”고 말합니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준 리더십이 단순히 교리를 전달하는 권위자가 아니라, 삶으로 가르치는 스승이었음을 나타냅니다.
7. 결론 – “작은 자를 기억한 큰 어른”, 우리는 그렇게 기억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8년의 생애를 마치고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는 육신을 떠났을 뿐, 그가 남긴 메시지와 본보기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 숨 쉴 것입니다. 겸손, 자비, 정의, 연대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는 진정한 ‘가난한 자의 아버지’로서의 사명을 완수했습니다.
그의 부재는 분명히 큽니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삶의 방식은 우리에게 다음을 남겼습니다.
“당신은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은가?”
“당신은 무엇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가장 낮은 곳에서 당신의 사랑은 빛나고 있는가?”
그의 선종 소식을 접한 지금, 우리는 단지 슬퍼하기보다는, 그가 보여준 길을 따라 걸어가려는 작은 다짐 하나를 마음에 새겨야 할 때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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