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미자,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 남긴 마지막 인사

 

편의점 할머니로 등장한 짧지만 깊은 감동의 순간

 

시청자들의 마음을 적신 단 한 장면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마지막 회가 방송되던 날,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진한 여운을 남긴 한 장면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 장면은 바로 배우 故 장미자 씨가 편의점 할머니 역할로 깜짝 출연하며 남긴 마지막 인사였습니다. 짧은 등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전한 따뜻한 말 한마디, 섬세한 표정 하나하나는 오랜 여운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예기치 못한 만남, 편의점 앞 감동의 순간

극 중 주인공 이영애(이경은 분)는 꿈에서 받은 번호로 로또 당첨을 눈앞에 두었지만, 장기환(이무생 분)과의 뜻밖의 충돌로 복권 구입 타이밍을 놓치게 됩니다. 실의에 빠진 이영애는 장기환을 편의점까지 끌고 가 술을 마시며 분노를 쏟아냅니다. 그 순간,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노인이 다가와 “남자는 기를 살려줘야 되는 거여”라는 말로 두 사람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는데요.

 

이 짧은 등장 속 인물, 바로 故 장미자 배우가 연기한 ‘편의점 할머니’였습니다. 그녀는 단순한 조언을 넘어서 따뜻한 말 한마디로 두 인물 간의 갈등을 가볍게 풀어주며 극의 흐름을 유쾌하게 반전시켰습니다.

 

할머니의 대사 한마디가 전한 위로와 여운

할머니는 두 사람을 부부로 착각하며 “부부는 원래 빚 갚는 재미로 사는 거여”라고 말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습니다. 실제로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였지만, 그녀의 촌철살인 같은 말은 이들의 관계를 일시적으로나마 포근하게 감싸주었고, 보는 이들의 마음도 훈훈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故 장미자의 유작, 현실과 극이 교차한 마지막 무대

이 장면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바로 故 장미자 배우가 올해 1월 별세하기 전 촬영한 유작이었기 때문입니다. 장미자 배우는 2024년 1월 27일, 향년 83세로 지병으로 별세했습니다. 생전까지도 연극 무대와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며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그녀는, 마지막까지 따뜻한 연기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습니다.

 

60년 연기 인생의 깊이, 그리고 마지막 인사

1962년 연극 『껍질이 깨지는 아픔 없이』로 데뷔한 장미자 배우는, 『토지』, 『사랑과 전쟁』, 『살아있는 아들들』 등에서 인상적인 조연 역할을 소화하며 대중의 곁을 오랫동안 지켜왔습니다. KBS 성우극회 6기, DBS 성우극회 1기로도 활약하며 라디오, 방송, 영화, 무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그녀는 특히 ‘사랑과 전쟁’의 시어머니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최근작인 『눈이 부시게』, 『킹더랜드』 등에서도 활약하며 나이와 상관없이 활기찬 에너지를 보여주었고,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존재였습니다. 이번 드라마 출연은 그녀의 연기 인생 60년을 마무리하는 감동적인 무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부의 마지막 동반 출연, 더욱 깊은 울림

한편,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첫 회에서는 장미자 배우의 실제 남편이자 베테랑 성우인 박용 배우가 출연한 바 있습니다. 박용 배우는 손숙 배우와 함께 고낙준 부부의 노년을 연기하며 깊은 감동을 주었고, 마지막 회에는 장미자 배우가 출연하며 부부가 각각 다른 회차에서 극에 등장해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현실에서 부부였던 두 사람이 드라마 속에서 각자의 역할로 마지막 인사를 전한 셈입니다.

 

드라마 말미, 자막으로 전한 마지막 메시지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 화면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자막으로 등장하며 모든 시청자들에게 조용한 울림을 안겼습니다.

 

“배우 故 장미자님, 당신의 열정을 기억하겠습니다. 그곳에서 평안하시길.”

 

짧지만 강렬한 이 문장은 단지 한 명의 배우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진심을 다해 연기를 해온 한 사람에 대한 존경과 예의였습니다.

 

SNS와 커뮤니티에서도 “그 장면에서 울컥했다”, “장미자 선생님 너무 그립다”, “짧지만 너무 깊게 남는다”는 댓글이 이어졌고, 많은 이들이 배우 장미자를 다시 추억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오랜 기억 속에 남을 그녀의 마지막 인사

이번 ‘편의점 할머니’로서의 등장은, 배우 장미자의 긴 연기 인생의 마침표이자, 시청자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대사 하나, 표정 하나에서 묻어난 따뜻함과 연륜은 단지 연기를 넘어서 인생의 지혜를 담고 있었고, 그녀를 기억하는 이들의 마음을 다시금 울렸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무대는 짧았지만, 깊이 있었고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그녀의 명복을 빌며, 오늘 하루도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