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재 관계는? – 수교는 아직, 협력은 진전 중
1. 들어가며: 이스라엘과 사우디, 정말 '적대 관계'일까?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서로 종교적, 정치적 배경이 전혀 다릅니다. 이스라엘은 유대교 국가이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교의 발상지이자 수니파의 종주국입니다. 또한 이스라엘은 미국의 핵심 동맹국으로, 중동 내에서 미국 중심 질서의 첨병 역할을 해왔고, 사우디 역시 오랜 세월 미국과 전략적 동맹을 유지했지만 동시에 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서 이스라엘과 대립각을 세워 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여전히 적대적인 상태일까요, 아니면 협력과 화해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완전한 수교는 아니지만, 전략적 협력은 진전 중”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2. 과거: 단절된 외교 관계, 이슬람권의 반이스라엘 전선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후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들로부터 ‘불법 점령 국가’로 간주되며 외교적 고립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팔레스타인 문제를 이유로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았고, 중동 전쟁(1967, 1973) 당시에는 경제적·외교적으로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연맹 차원의 반이스라엘 공조에 동참하며,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지지하는 ‘아랍 평화 이니셔티브(2002)’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모든 공식 외교 접촉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3. 변화의 시작: 공통의 적 ‘이란’이라는 변수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중동 정세에 큰 전환점이 찾아옵니다. 그것은 바로 ‘이란의 위협’이라는 공통된 전략적 이해관계가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같은 편에 세우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으로서, 중동에서 수니파 중심 국가인 사우디의 지역 패권을 위협
-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 등을 지원하며 사우디와 이스라엘 모두에 간접 위협
-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 복원 논의로 인해, 양국은 이란 견제를 위한 정보 공유와 비공식 협력을 확대
이러한 변화로 인해 양국은 공식 외교 관계 수립은 미뤄두되, 안보 및 정보 분야에서의 ‘조용한 협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4. 2020년 아브라함 협정과 그 파장
2020년, 미국의 중재 아래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 모로코 등 일부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정식으로 수교하는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이 체결되었습니다. 이는 중동 외교의 판도를 흔들어놓는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사우디는 공식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 협정을 지지하는 듯한 입장을 보이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협력 기조에 발맞추는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이는 사우디의 사실상 ‘비공식적 수교의 전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5. 최근(2023~2025) 상황: 수교 논의는 어디까지 왔나?
2023년 이후부터는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의 공식 수교 가능성이 점점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사우디 수교를 ‘중동 안정화’의 상징적 조치로 삼고 이를 적극 중재해 왔습니다.
양국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 사우디의 핵 개발 권한 보장
- 미국의 군사안보 조약 제공
-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양보 요구
- 민간 항공편 직항 허용, 경제·기술 협력 확대
하지만 이스라엘 내 극우 정권의 팔레스타인 강경 정책, 가자지구 무력 충돌, 하마스와의 교전 등으로 인해 2024~2025년 현재까지 공식 수교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6. 그럼 지금은 어떤 관계인가요?
정리하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았지만, 다음과 같은 비공식적, 실무적 협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정보 협력: 이란의 군사동향에 대한 정보 공유
- 군사적 이해 일치: 이란 핵 위협에 대한 공조적 대응
- 민간 협력 확대: 비즈니스, IT, 에너지 분야 교류 시도
- 항공 경로 개방: 이스라엘-동남아 노선의 사우디 영공 통과 허용
즉, ‘공식 수교국은 아니지만, 사실상 적도 아니고 우호 협력국에 가까운 실리외교 관계’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7. 결론: 누구 말이 맞는가?
질문자님이 말씀하신 블로그 내용과 댓글은 모두 일면의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 블로그 주장: "이스라엘과 우호협력관계" → 사실입니다. 수교는 아니지만 협력과 교류는 진행 중입니다.
- 댓글 주장: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수교 안 할 만큼 사이 안 좋다" → 형식적으로는 맞지만, 실질적인 적대 관계는 아닙니다.
따라서, 두 주장 모두 부분적으로 맞지만, 지금의 이스라엘-사우디 관계는 ‘복잡한 실리 외교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한 판단입니다.
8. 앞으로의 전망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공식 수교는 여전히 가능한 시나리오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 성사는 다음과 같은 변수에 좌우될 것입니다.
-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 변화 여부
- 미국의 중재 의지와 정치력
- 사우디 내 보수 성향 종교층의 반발 조절 가능성
- 이란의 군사·핵 개발 진척 여부
향후 몇 년간, 중동 외교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가 될 이 관계의 진전은, 중동 전체의 긴장 완화 또는 재격화를 좌우할 중요한 키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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